요르단, 아랍의 봄 이후 `중동관광 메카`로 급부상

 

아랍 유목민들이 BC 7세기께 요르단 남부 사막 한가운데에 건설한 산악도시 페트라에는 "아랍의 봄" 이후 더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페트라(요르단) = 김주영 기자>

 

서아시아 아라비아반도 남쪽 끝 홍해를 바라보고 있는 요르단의 아카바항. 요르단 북쪽에 위치한 수도 암만에서 버스로 4시간을 달려 도착한 아카바항은 지나온 광활한 벌판과 암석계곡, 사막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마치 태평양이나 지중해 리조트 어딘가에 온 것 같이 럭셔리한 호텔들이 해안가를 따라 늘어섰고 외국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한창 건설 중인 호텔도 많았다.

이곳 캠핀스키호텔에서 만난 캐나다인 래리 알 쿠퍼(56)는 "이집트로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다가 시위 때문에 불안해 요르단으로 왔다"고 했다.

중국에서 온 30대 주부 페이 펜은 "성지순례를 위해 이집트와 시리아, 요르단을 패키지 코스를 잡았는데 시리아와 이집트는 빼고 요르단만 집중해서 관광하기로 일정을 바꿨다"고 말했다.

`아랍의 봄`으로 아프리카ㆍ중동 관광산업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인근 북동아프리카에 위치한 이집트와 함께 시리아, 이라크가 이른바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 시위로 몸살을 앓으면서 막대한 문화유적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정국이 안정적인 요르단이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요르단에는 `아랍의 봄`이 없었다. 거리에서 만난 요르단 사람들은 너무나도 평온한 모습이었고 아이들은 손을 흔들며 이방인을 반겼다.

아랍 국가지만 석유가 나지 않는 요르단은 1967년 6일전쟁으로 이스라엘에 요르단 서안지역과 예루살렘을 뺏기면서 농지뿐 아니라 관광자원마저 잃었다. 1인당 국민소득이 4000달러에 못 미치는 가난한 나라다. 게다가 세습제로 즉위하는 국왕이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 왕을 아버지처럼 받든다. 거리 어디를 가도 현 국왕인 압둘라 국왕의 사진을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요르단이 인접한 주변 아랍국들과 달리 평온한 정국을 유지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종교와 개방정책에 있었다. 요르단에서는 국민의 92%가 이슬람교(수니파)다. 이 때문에 거리 어디를 가도 열 집 걸러 하나꼴로 모스크(이슬람 예배당)를 발견할 수 있다. 어디서든 가장 크고 화려한 건물은 모스크였다.

그다음으로 눈에 많이 띄는 곳이 학교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모국어인 아랍어와 함께 영어를 배운다. 현 국왕의 선친인 후세인 국왕이 강력한 개방정책 아래 관광ㆍ서비스 산업에 주력하면서 1990년대부터 교육시스템을 바꿔 여섯 살 때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자원이 거의 없고 농업용지도 부족한 요르단의 기간산업인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영어교육에 집중해온 것이다. 요르단관광청 관계자는 "현재 요르단 국민의 90%가 영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1999년 즉위한 현재의 압둘라 국왕도 선친의 뜻을 이어 대외적으로는 중도 입장을 취하면서 개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개방정책과 종교적인 국민통합 덕분에 아랍의 평화국 요르단이 관광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압둘라 왕 치하의 요르단은 인접한 나라들이 정쟁과 체제 전복 등으로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평균 7%의 고도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요르단 전체 산업의 50%를 관광산업이 차지할 만큼 관광은 요르단의 기간산업이다. 나야프 히메이디 알파이즈 관광장관은 "요르단은 80만개 유적지가 있어 그야말로 `열린 박물관(Open Museum)` "이라며 "1시간 내에 사막, 바다, 산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요르단 관광의 핵심은 문화유적지인 페트라-아카바-와디럼(사막)을 연결한 `골든 투어리즘 트라이앵글`.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 대륙을 잇는 요충지인 아카바항은 세계적인 휴양지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이미 아카바 특별경제구역을 창설해 해외투자 유치를 통한 아카바항 4대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아카바항 4대 메가 프로젝트란 사라야, 아일라, 알마, 탈라베이에 대규모 리조트단지를 건립해 제2의 두바이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알파이즈 장관은 "총 18억달러를 관광산업에 신규 투자해 아카바를 아랍의 관광 명소로 키운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요르단은 유럽에서 아시아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영향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던 유럽 관광객이 줄어든 반면 아시아 관광객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관광객들에게 요르단은 성지순례뿐만 아니라 의료관광지로도 각광을 받고있다. 요르단의 사해는 높은 염분과 미네랄 함유로 유명해 치료를 위해 찾는 관광객이 많다. 일본에서는 요르단~일본 크루즈 직항이 운항되고 있어 연간 1700명이 크루즈로 요르단을 방문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아시아 관광객이 늘면서 요르단 정부는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새 크루즈 터미널을 짓고 있다.

또 요르단 정부는 국적기인 로열요르단을 통해 한국-요르단간 직항노선 운항을 추진중이다. 한국에서는 현재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등을 거쳐야만 요르단에 갈 수 있다.

[요르단 = 김주영 기자]